연세소울 컬럼
우리 아이가 말이 늦어요.
어머니들이 말이 늦는다고 걱정을 하셔서 병원에 오는 시기는 대체로 만 2세 정도부터이다. 특히, 알아듣기는 잘 알아듣는 것 같은데 전혀 말을 못하거나, 말을 하여도 꼭 필요한 단어, 예를 들면 엄마, 우(우유), 무(물) 등밖에 못하면 어머니들의 걱정이 시작된다. 늦되는 아이인가 생각을 해보고, 00도 말이 늦었는데 그냥 두니까 괜찮더라는 주변 어른들의 말에 위안도 해보지만, 마음 속으로는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하게 된다.
언어발달은 인지와 사회성 발달과 밀접한 연관을 갖게 되므로 만 2세 전후로 아기가 말이 늦다고 생각이 들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보고 여기에 해당되면 병원에 들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먼저 3개월 이후에 눈맞춤을 못하거나 미소를 짓지 않을 때 혹은 돌이 되었는데도 이름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까꿍 놀이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이다. 18개월이 지났는데도 자주 쓰는 단어나 명령을 이해하지 못할 때, 만 3세가 지났는데도 과거나 미래의 일에 대한 간단한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수용언어(말을 이해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돌까지 자음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18개월 이후 중얼거림이 없거나 너무 많은 경우, 만 2세가 되어도 50 개 이상의 의미있는 단어를 말하지 못하며, 두 단어를 결합해서 말을 못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순히 말이 늦는 경우’ 즉 사회성도 좋고, 이해하는 것은 모두 정상범주에 속하면서 단순히 표현언어 수준이 또래에 비해 늦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없이 어린이 집에 보내면서 만 4세경까지 기다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가 말로 표현하는 것도 늦고,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불러서 반응하는 것이 떨어지는 등의 언어적 발달이 늦거나, 또래에 대한 관심이 적고 놀이가 잘 되지 않는 등의 사회성 발달이 늦거나 또는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보일 때, 흔히 '발달이 늦다‘ 혹은 ’발달지연이 있다‘고 한다. 이때는 가장 먼저 청력 자체가 정상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청력에 문제가 없다면 발달성 언어장애나, 정신지체, 애착장애, 또는 자폐증 등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이렇듯 단순히 말만 늦는다고 어머님들은 생각하지만 사실은 여러 가지의 질환일 수 있으므로 기다리거나 1-2회정도의 언어치료만으로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정확한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아청소년 정신과에 들러 진료를 보고, 필요한 경우 인지기능검사나 언어평가 등을 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말한 모든 질환들은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를 한다면 많은 경우 예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너무 혼자서 고민하고 애태우고 기다리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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