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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울 컬럼

제목

밝은미래정신과 정성심입니다.(1)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12.11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3455
내용
밝은 미래 생각 놀이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밝은 미래 생각 놀이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밝은미래 정신과 원장 정성심입니다.

2009년 한해 저에게 매우 어려운 시련이 많았습니다.

정신적 지주인 남편이 한달 이상 입원하고 두달 이상 휴직을 해야 할 정도로 아팠습니다. 친정 어머님은 같은 날 입원해서 지금까지 6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칠순을 넘기신 아버님이 혼자서 지내신지가 벌써 6개월째가 되어가니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작년에 오빠 가족이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서 노부모 두분 덩그라니 남겨진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참으로 많은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시련을 겪게 되는 구나 싶은 한해였습니다.


그런 한해의 마지막에 생각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2001년 소아청소년 정신과 수련을 하면서부터 발달지연 아동의 조기교육을 강조하면서 꾸준히 해왔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한 것이 항상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안정된 치료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는데 드디어 올해 10월에 그 기회를 얻어낸 것입니다. 현재 있는 진료실에서 가까운 곳에 적당한 곳이 아무리 기다려도 생겨나지 않자, 어떤 용기가 생겼는지 상가주인에게 직접 연락해서 기회가 되면 꼭 그쪽 상가를 임대하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극적으로 얻어낸 자리에, 그동안 수십번 생각하고 고민해왔던 따뜻하고, 포근한, 치료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밤잠을 못 자고 고민하면서 무엇보다 아이들과 치료사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생각놀이터는 방음을 현실적으로 허용하는 한 최대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완전 방음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소리가 울려서 아이들이 자극되는 상황은 최대한 막기 위해 방과 방사이는 천정 끝까지 올리고, 벽 사이에 방음재를 끼워 넣고, 천정도 흡음재로 모두 마감하였습니다. 문도 원목문을 사용해서 소리의 전달이 되는 것을 최대한 막았습니다. 


생각놀이터 바닥은 난방자재가 들어간 원목 마루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쿠션을 넣었습니다.

많은 시간 생각놀이터에서 있기 위해서는 아늑한 가정 집처럼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놀이터에는 개별 치료실이 없고, 엄마들이 대기할 공간이 같이 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힘든 엄마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드릴려고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당초 대기공간을 아이들의 복도 및 치료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 복도에서 조차 가르쳐야 할 것도 있고 안전상 항상 문이 잠겨져 있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아무리 수천의 비용을 들여 방음공사를 했다지만, 그래도 복도에서 소곤대는 소리는 안의 치료를 진행하는데 큰 방해가 됩니다. 아이들이 쉽게 산만해지고 조절이 잘 안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짧은시간 치료를 하고 왔다 가는 개별 치료실도 그 공간에 넣지 않았습니다.


거의 3개월간 고민하고 작업한 결과로 오늘 12월 11일 바로 생각놀이터로 이사를 합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교사들도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 눈물이 날정도로 감동을 느낍니다. 


저는 의사들의 모임을 가면 선배나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훈수를 듣습니다.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그렇게 치료에 대해서 꼼꼼히, 세세하게 신경 쓰는 것을 누가 알 것 같냐고,

자신의 완벽주의가 얼마나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지 아느냐고,

치료사들을 그리 닥달하면 얼마나 본인도 힘들고 치료사들도 힘들겠느냐고,

내부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누가 알겠느냐고, 보여지는 것에 신경쓰라고


위로도 많이 받습니다.

진정 가장 집중적인 조기 치료 셋팅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고,

현실적인 이유로 조기교실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리 오래 하고 있으니 대견하다고,

특히 서울대 홍강의 선생님께서는 가장 이상적인 셋팅을 하고 있다고 항상 격려해주시고, 그 멀리에서도 환자를 보내주십니다.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그런 여러 선후배들의 질타, 격려가 유달리 많이 가슴이 와 닿습니다.

내가 왜 이런 일에 이렇게 혼신의 정성을 들이고 있을까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누가 알아줘야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련에 굴하지 않고, 제가 배우고 익힌 학술적인 근거를 원칙으로 생각놀이터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갖은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주고 싶습니다. 더불어 가족이, 의사들이, 교사들이, 일반인들이 우리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거기까지가 인간의 한계를 지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2009년 12월 11일

정 성 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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