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소울 컬럼
초등학교 2학년 남아가 내원하였다. 담임에 의하면 외부활동 시간에 차례를 지키지 않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주의가 산만하여 지적을 받고 수업시간에 의자를 흔들거리다가 자리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주의 집중시간이 짧아서 학업에 집중하거나 과제를 주어진 시간에 끝을 맺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충동성으로 인해 교우들과 자주 싸우는 문제가 발생하고 쉬는 시간이나 틈이 생기면 쉬지 않고 떠들어댄다고 하였다. 엄마는 남자아이들은 다 그 정도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학교 선생님이 가보라고 권유하셨다고 내키지 않아 하셨다. 유치원 다닐 때는 친구들과 활발하게 잘 놀고, 집중력의 문제가 있다는 별도의 말은 들은 적이 없고 학업에도 특별히 뒤지지 않는데 혹시 담임이 아이를 미워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묻기도 하셨다. 어렸을 때 상황을 자세히 물으니 엄마는 여타의 다른 남자 아이들처럼 형제들과 싸움이 있지만 다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하시고, 잠도 늦게 자고, 전반적으로 활동수준이 높고, 자주 장난으로 인해 다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하셨다.
상기 아동처럼 과잉행동, 산만함, 혹은 충동성을 주소로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기 초에 적응시기가 지나고서도 아이가 착석을 잘 하지 않아서 오시게 되는 경우도 있고, 집이나 다른 곳에서는 특별히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학원이나 학교에서 문제를 제기해서 오시는 경우도 있다.
위의 아동의 경우에는 통상 과잉행동, 산만함, 충동성의 문제를 호소하는데 이때는 ADHD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런 문제로 호소하는 아동이 오면 전문가는 아동의 정서적인 상태에 영향을 주는 가정 환경, 학교 환경, 교육 환경 등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산만하고 욱하고 싸우는 것이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뭔가 문제가 있어서 도움을 청하는 싸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모두 ADHD는 아니다. 즉 문제 행동은 빙산의 일각일 따름이고 그 밑에 어떤 것이 그렇게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나, 혹은 무엇이 아이를 충동적으로 만들고 있나를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아이로서는 부모님의 잦은 다툼이 견디기 힘들 수 있고, 친구들의 따돌림이 힘들 수도 있는 것이다. 부모이기에 내 아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등잔 밑이 어두울 수도 있음을 인정하자. 이렇게 정서적인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아이가 커온 환경, 발달과정을 잘 들여다 본다면 전문가의 입장에서 아동이 ADHD인지, 혹은 정서적인 문제로 산만한지, 혹은 둘다인지는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된다.
만약 ADHD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통상 동반 질환을 갖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를 뒤집어 이야기하면. 학습 장애나 우울증, 틱, 혹은 사회성 저하 등의 문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ADHD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의미이다. ADHD를 진단하고 치료할 때 중요한 것은 다른 정신과적 동반질환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치료적 접근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에 정확한 진단과 성공적 치료를 위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적이다.
ADHD의 치료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약물치료도 있고 그 외 인지행동치료, 사회기술훈련, 가족치료, 식이요법 등이 있다. 정확한 진단을 하고 여러 치료방법을 알려주어 아동을 효과적인 치료로 이끄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지만, 그 아동과 하루 종일 경험하는 부모나 가족을 치료에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것도 전문가의 몫이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보호자 및 개인의 결정할 것이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힘은 단순히 약물 혹은 인지치료가 아니라, 아이 자신의 힘, 가족의 힘, 그리고 전문가의 협조가 치료 전체인 것이다.